전체 글 (33)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스로 결정을 부수는 결정|Crystalline Self-Dismantling Compounds 실험 노트 1. 스스로 붕괴하는 결정? 개념의 기원화학에서 결정(Crystal)은 일반적으로 가장 안정된 상태로 간주된다. 고정된 격자 구조, 규칙적인 배치, 최소 에너지 상태 등은 결정을 정적인 존재로 만든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스로 구조를 붕괴시키는 결정체(Self-Dismantling Crystal)'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이 물질들은 외부 자극이 아닌 내부 반응 또는 내재된 시간적 메커니즘에 의해 스스로 결합을 파괴하며 결정 구조를 무너뜨린다. 일종의 '화학적 자살'을 감행하는 물질군이다.2. 어떤 구조가 붕괴를 유도하는가?자가붕괴형 결정은 보통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내부에 응력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불균형적 구조 온도, 수분, pH 변화에 매우 민감한 반응성 분자 시차반응(trigg.. 1초만에 구조가 바뀌는 유기 분자|Photoisomerization이 극단적인 성질을 보이는 순간 1. 광이성질화란 무엇인가?광이성질화(Photoisomerization)는 빛의 에너지를 받아 분자의 구조가 변화하는 현상이다. 보통은 같은 원자 배열을 가진 분자가 서로 다른 입체 구조를 가질 수 있으며, 이때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의 특정 파장에 의해 구조가 바뀐다. 이러한 변화는 수초 또는 1초 이내에도 가능하며, 분자의 성질(극성, 반응성, 색상, 전도도 등)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 과정은 가역적이며 반복 가능하여, 분자 수준의 스위치 또는 메모리 장치로서 주목받고 있다.2. 대표적인 Photoisomer 유기 분자① 아조벤젠(Azobenzene)트랜스(선형) 구조에서 시스(굽은) 구조로 변형되며, 자외선과 가시광선에 따라 양방향 전환 가능. 구조가 바뀌면 극성, 광흡수 성질, 분자 .. 냄새 없는 악취|무취 공기 중 존재하는 감지 불가능 유독 가스의 구조와 유전자 반응성 1. '악취'는 왜 무취일 수 있는가?우리가 흔히 '악취'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의 후각이 감지하는 자극적 분자이다. 그러나 모든 유해 가스가 냄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부 치명적인 유독성 가스들은 인간의 후각으로는 감지되지 않으며, 무취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없으며, 단 한 번의 노출만으로도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화학 물질들이다. 이 글에서는 '냄새 없는 악취'라는 표현이 가능한 이유와, 그 과학적 구조, 생체 영향, 유전자 반응까지 폭넓게 다룬다.2. 대표적인 무취 유독 가스 5종① 일산화탄소 (CO)가장 널리 알려진 무취 유독가스로,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 운반을 방해한다. 극소량의 농도에서도 두통, 어지럼증, 의식 소실을 유발.. 지옥에서만 생기는 결정|1,500도에서만 안정한 탄탈럼 펜타나이트의 응고 메커니즘 1. 초고온 결정, 왜 특별한가?일반적으로 화합물은 특정 온도 범위에서 안정된 결정을 형성한다. 하지만 일부 금속질 화합물은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열 환경을 훨씬 초과한 온도에서만 생성되고 유지된다. 이러한 화합물은 지구 상에서는 흔치 않으며, 대부분 항공, 핵융합, 극초음속 등 특수 목적 기술에만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탄탈럼 펜타나이트(Ta5N3)는 1,500도 이상에서만 안정화되며, 그 아래에서는 불안정하게 분해되거나 다른 상으로 전이되는 '지옥에서만 태어나는 결정'이라 불릴 만큼 특이한 성질을 갖는다.2. 탄탈럼 펜타나이트(Ta5N3)의 구조적 특징Ta5N3는 5개의 탄탈럼 원자와 3개의 질소 원자가 결합한 세라믹계 화합물로, 결정 구조는 고대칭 육방정계 또는 사방정계에서 형성된다. 이 화합물은 .. 눈으로 볼 수 없는 색깔을 내는 금속|Praseodymium 산화물의 인간 가시광선 바깥 이야기 1. 인간이 '본다'고 말할 수 있는 범위우리 인간의 눈은 약 380nm에서 740nm 사이의 파장을 지닌 빛만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범위 밖의 빛은 자외선, 적외선, 테라헤르츠 파장 등으로 분류되며, 육안으로는 직접 인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가시광선을 넘는 스펙트럼에서 활동하는 물질은 존재하며, 그중 하나가 바로 희토류 원소인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Pr)이다. 이 원소는 특정 산화 상태에서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스펙트럼 파장을 방출하거나 반사하여, 마치 '존재하지만 인식되지 않는 색'을 만들어낸다.2. 프라세오디뮴 산화물의 구조와 성질Praseodymium은 란타넘족 원소로, 일반적으로 +3의 산화 상태를 가지며, 산화물 형태로는 Pr2O3 또는 Pr6O11이 존재한다. 이.. 도플러 반응성 분자|움직임에 따라 반응성이 바뀌는 운동화학계의 괴물들 1. 도플러 효과가 분자에 적용된다면?도플러 효과는 우리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을 때 경험하는 대표적인 물리 현상이다. 음원이나 관측자가 움직일 때 파장의 길이가 변하면서 높낮이(또는 색상)가 달라진다. 이러한 개념이 광자나 음파를 넘어서, 분자 반응성에도 적용된다면? 최근 이론 및 실험 화학에서는 고속으로 운동하는 분자의 에너지 상태와 반응 경로가, 상대속도에 따라 실질적으로 변화한다는 '도플러 반응성'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2. 움직이는 분자 vs 정지한 분자: 에너지 준위의 차이분자의 화학 반응은 전자 준위의 변화, 결합 각도, 활성화 에너지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분자가 고속으로 이동할 경우, 외부 입자나 광자와의 상대 속도에 따라 입사 에너지 또는 충돌 각도가 미세하게 달라진다. 이로 인.. 무중력 상태에서만 안정한 화합물 TOP5|지구 중력에선 존재하지 못하는 비정상 화학 구조 1. 중력이 화학 결합에 미치는 영향은?화학 결합은 원자 간 전자 구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구조의 배치와 안정성에는 미세한 중력장도 영향을 미친다. 지구에서는 중력에 의해 물질은 아래로 끌려오고, 고체 상태에서는 결정 구조가 특정 방향으로 왜곡되거나 무게 중심을 고려한 에너지 최소화 구조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무중력 환경에서는 이러한 중력 기반의 제약이 사라지며, 새로운 분자 구조나 원자 배열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차이점은 실험실이 아닌 우주에서만 얻을 수 있는 독특한 화학 결과로 이어진다.2. 무중력에서만 안정한 화합물의 조건일반적으로 지구에서는 고온·고압 상태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비정상 상태의 분자나 결정이 있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중력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밀도 차로 인한 분리.. 지구에서 가장 미끄러운 물질은 무엇인가|Perfluoropolyether의 분자 간 배척력 탐험기 1. 미끄러움이란 무엇인가?|과학적으로 정의된 '윤활'의 세계우리는 일상에서 '미끄럽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지만, 과학적으로는 이 현상이 '표면 간 마찰 계수'로 측정된다. 마찰 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두 물질은 서로 접촉했을 때 저항이 거의 없으며, 이 상태를 우리는 '초윤활(superlubricity)'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금속, 고무, 플라스틱은 마찰 계수가 0.1~0.4 사이지만, 극소수의 물질만이 0.01 이하의 초저마찰을 실현할 수 있다. 바로 그 영역에 존재하는 물질 중 하나가 Perfluoropolyether, 줄여서 PFPE다.2. Perfluoropolyether(PFPE)란 무엇인가?PFPE는 전형적인 불소계 윤활유이며, 그 분자 구조는 완전한 불소화된 에테르 사슬로 이루어져 있.. 이전 1 2 3 4 5 다음